+:Heaven:+천국+:+2기+:+wake up angel[10]

by 미르 posted Nov 0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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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르엘과 세피아는 멍한 얼굴로 6군단의 압박을 지켜보고 있었다. 악마 쫄짜 하나가 시르엘에게 달라들었다. 시르엘은 귀찮다는 듯 플람베르그를 한 번 휘둘렀다. 쫄짜는 나가 떨어졌다.
"미치겠네. 적이 너무 많아."
세피아게 연신 달라드는 적들을 마법으로 내리치며 말했다. 시르엘도 갑자기 악마가 많이 달라들자 이제 플람베르그를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정말 많군. 안 그래? 장수급 악마들은 언제 나타나는 거야?"
그렇게 말하고 시르엘은 악마 하나를 불꽃으로 날려버렸다.
"그것보다 난 미샤가 걱정이 돼."
세피아가 악마 하나를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
"미샤에게 사샤가 따라가긴 했지만 웬지... 죽음의 손길이 느껴졌어."
"설마."
시르엘은 악마 하나를 플람베르그에 꽂아서 빙글빙글 돌렸다. 주변 악마들이 그 악마에 맞아 쓰러졌다. 잔인한 시르엘...
"아마도 미샤는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않을거야. 그 점에선 내가 장담해."
세피아는 그래도 걱정된다는 듯 어두운 표정을 하고 매직미사일 10방으로 주변악마들을 다 쓸어버렸다. 아직 악마들은 무더기로 남았다.
"...젠장.."
시르엘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세피아는 왜 욕을 하냐는 눈빛으로 시르엘을 쏘아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누이는 열심히 싸웠다.

"어디로 가야 하는거지?"
사샤가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냐에게 말을 걸었다. 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휘파람을 불었다.
"너, 협조 좀 해 주란 말이야!"
사샤가 버럭 화를 내자 냐는 '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천사냐? 어떻게 길을 알아?"
"...그럼 잔말 말고 따라와!"
낮게 으르렁 거리는 사샤의 모습을 보고 냐는 실소를 터뜨렸다. 사샤가 미샤같이 어리버리한 기가 조금 있다고 해도 이럴 땐 솔직히 재미있었다.
"여기저기에서 연기가 나다니.. 이곳은 천국같지가 않아."
"그렇지만 천국이 맞아."
냐가 말했다. 사샤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
"윽.. 차라리 악마 하나 나타나면 좋을텐데. 그럼 경로라도 알 수 있잖아?"
냐는 턱으로 어느 한 쪽을 가리켰다. 작은 악마 하나가 날아오고 있었다. 사샤는 간단한 마법으로 그 악마의 날개를 태워버렸다.
"천사도 잔인하군."
냐가 말했다. 사샤는 투덜거렸다.
"싸울땐 안그래. 그래도 너희 악마들보단 훨씬 착하고 너그럽고 선의의 상징이 천사잖아?"
"내가 악마냐?"
냐가 투덜댔다.
"난 인간이야."
"알았어. 알았으니까 조용히 하고 따라와."
사샤가 말했다. 그래서 둘은 묵묵히 폐허가 되다시피한 곳을 걸었다. 몇 분 동안 그렇게 말없이 걷다가 문득 냐가 물었다.
"이게 23번째 전쟁인가?"
사샤는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55번째다."
냐는 깜짝 놀랐다.
"정말이야? 악마의 기록에 그렇게 많다고 나오지 않았어."
사샤는 팔짱을 끼더니 천천히 말했다.
"이 세상에 마계가 이곳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니?"
냐는 놀랐다. 생각지도 못한 말을 사샤가 꺼냈기때문이다.
"우주엔 이런 은하가 여러 개 있어. 그러니까 이런 행성도 하나가 아니란 거야. 그래서 마계는 이곳 말고 다른곳에도 있어."
사샤는 말했다.
"하지만 천계는 하나야. 보다시피, 천계는 하늘에 있고 하늘은 두 세개가 될 수 없어. 하지만 마계는 땅에 있으니 두 세개가 될 수 있지. 그래서 마계의 악마들은 이곳에 쳐들어오곤 했어. 너희가 아니어도 다른 마계때문에 우린 꽤 고생을 많이 했어."
냐가 사샤의 말에 물었다.
"그럼 가장 아래에 있는 마계는 없단 말이야?"
"가장 아래? 우주 끝에 있는 마계가 있었어."
사샤가 말했다.
"나도 우주끝이 어딘지 몰라. 우주 끝에 있다고 들었을 뿐이지. 하지만 그 마계는 이제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어. 하느님이 막아버리셨거든(*이런 내용을 책에서 읽은적이 있었다.). 그래서 우주끝의 마계는 지금 없다고 봐."
냐는 새로운 사실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걸 바로 지식의 즐거움이라고 하던가!
그러던 냐가 갑자기 비꼬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천계는 경계가 허술하냐? 55번째나?"
사샤는 투덜거렸다.
"당연히 천계는 개방적이니까 그렇지."
"개방적이라니."
냐가 말했다.
"그렇게 개방적이면 하계의 인간들도 올 수 있겠다."
"당연히 천사들이 새롭게 데려 오는 영혼들이 있으니까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사샤가 반발했지만 냐는 계속 중얼거렸다.
"그럼 악마만 걸러내는 배리어 정도는 쳐놔야 하지 않냐? 악마가 시도때도없이 침입하는데 아직까지도 대책이 없다니... 그냥 전쟁하고 말자 식이냐? 이렇게 천계가 웃기는 공간인지 나도 몰랐다. 하핫. 나보고 망자의 땅으로 들어가라고 하지 마라. 차라리 환생이 낫지."
사샤는 순간 발끈했지만 냐의 비냐앙거림을 신통하게도 참아냈다.
"왜 그런지는 너도 차차 알게 될거야. 지금 너랑 입씨름 해봤자 피곤하니까 빨리 가기나 하자고."
냐와 사샤는 입을 다물고 묵묵히 걸었다. 앞서가던 사샤가 갑자기 멈추어 섰다. 그리고 부르르 떨었다.
"사샤, 미쳤냐?"
냐가 물었다. 그러자 사샤는 천천히 고개를 젓더니 손가락으로 무언가 가리켰다.
악마 여럿이 어린 천사 둘을 괴롭히고 있었다.
"난 저걸 보고 참을 수 없어."
사샤가 나지막하게 그리고 음침하게 말했다. 냐는 흠칫 하고 악마들의 모습을 보았다. 계급이 그다지 높진 않은 악마들이었지만, 날개도 제대로 돋히지 않은 천사들을 괴롭히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둘 순 없는 광경이었다.
"날개도 제대로 나지 않았고 엄마하고도 떨어져 있어. 저런 어린 천사들을 괴롭히다니.. 저 애들 엄마는 도대채 뭘 하는거야!"
사샤가 외치고 갑자기 그쪽으로 달려갔다. 냐는 화내며 달려가는 사샤의 모습을 멍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사샤?"
"야아아아아아아! 너희들 거기 그대로 있어!"
악마들에게 거대한 불꽃을 뿜어대는 금발머리의 천사. 어린 천사들이 우는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소리를 계속 질러대며 악마들을 날리고 있는 사샤의 모습. 가히 무서웠다.
"...저 천사녀석... 뭐 하는 거냐..."
냐는 사샤의 모습을 멍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후후후. 떠오르는 별?"
브로켈이 느그적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너는 나의 공격을 막을 수 없을거야."
브로켈은 그렇게 말하며 물보라를 마구 일으켜댔다. 카샤는 차분한 마음으로 물보라를 바라보았다. 곧 물보라 중 한 줄기가 카샤에게로 뻗어왔다. 카샤는 불꽃으로 물을 태워버렸다.
"음?"
브로켈은 자기의 공격이 실패한 것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막을 수 있잖아?"
카샤는 브로켈을 약올리려는 듯 말했다. 그리고 손에서 조그맣고 하얀 구체를 여러 개 생성해 띄웠다.
"뭘 하려는 거지?"
브로켈이 물었다. 카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구체들을 브로켈에게 날렸다.
펑펑펑
흰 구체들은 물속에 떨어졌고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그 바람에 브로켈이 타고있던 해룡이 움찔하며 호수로 들어가려 했다. 브로켈의 옷 소매가 찢겨나갔고 볼에 상처가 생겼다.
"...만만한 녀석은 아닌가보군."
브로켈이 중얼거렸다. 카샤는 피식 웃으며 손목을 돌렸다.
"건방진 녀석."
나지막하게 브로켈이 으르렁 거렸다. 카샤는 메롱을 했다.
갑자기 브로켈은 물을 가리키더니 뭐라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물에서 수백개의 얇은 물줄기가 뻗어나왔다.
"!"
빠른 속도였다. 카샤는 간신히 물보라들을 쳐내고 날았다. 카샤의 손에서 몇십개의 물줄기가 깨졌다. 그리고 남은 물줄기는 피해버렸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카샤가 미쳐 피하지 못한 물줄기 하나가 카샤의 발을 옭아매었다. 카샤가 미쳐 손을 쓰기도 전에 물줄기는 카샤를 물속으로 끌어당겼다.
풍덩
브로켈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카샤를 물속으로 쳐박았다. 그리고 숨을 못쉬도록,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카샤를 꺼내주지 않았다.
"숨을 못쉬게 해주지. 죽음의 물결이 너를 옭아매게 해주겠어. 그런데 천사도 죽는건가?"
브로켈이 중얼거렸다. 카샤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물속에서 얌전히 있었다.
"천사는 없어지는것인가? 후후. 재미있겠군... 가만히 있어라, 카샤."
의외로 시시하게 끝난 싸움이었을까. 브로켈은 조금도 긴장하지 않았다.
치지지직
"...!"
엄청난 전파가 브로켈의 몸을 타고 흘렀다. 카샤가 전기를 쓴 것이었다. 좋은 매질에 감전되어 버린 브로켈은 비명을 지르며 카샤를 누르던 손을 놓았다. 그 때 카샤는 재빨리 날아올라 물에서 빠져나왔다. 젖은 카샤의 연두색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었다.
"헉..헉..."
카샤는 가쁜 숨을 내쉬며 브로켈을 바라보았다. 감전되어버린 브로켈은 움찔거리다가 해룡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잘가."
카샤는 물에 전기를 한번 더 뿜었다. 해룡은 날아가 버렸고 브로켈은 호수 바닥에 쓰러졌다.
잔인하게 브로켈을 쓰러뜨렸던가. 카샤는 괴로운 심정으로 호수옆에 주저앉았다. 문득 브로켈이 쓰러지면서 지었던 그 괴로운 표정을 미샤가 짓고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로켈. 미안하다."
카샤는 몸을 돌려 날아갔다.

악마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샤는 어쩔줄을 모르고 손을 꽉 쥐었다.
"공격하라!"
"...전쟁이냐."
문지기가 중얼거렸다.
미샤는 스펠을 외우기 시작했다. 사샤에게서 배웠던 그 마법이었다. 공기의 흐름을 깨버려서 숨을 못쉬게 하는 마법이었다.
자기 손으로 살생을 하게 되다니 미샤는 괴로웠다.
"너 혹시 악마 죽이는게 미안하니?"
문지기가 물었다. 미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악마는 죽여도 되는거야. 악마는 천사의 적이니까 말이지."
문지기의 말에 미샤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리고 주문을 말했다.
"우어어어어어~"
악마들이 죽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미샤는 귀를 막았다. 소리가 너무 이상했다.
"...소리가 이상해서 못죽이겠어요."
미샤가 말했다.
"그래. 소리가 참 이상하지."
문지기가 말했다.
"저 소리는 엽기의 극치를 넘어서는..."
그리고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머뭇거렸다.
"여튼 그런거지."
마무리가 정확하지 않았지만 미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시했다.
악마들은 계속 쏟아져 나왔다.
"쏴라~ 쏴라~"
"..."
화살이 마구 날아왔다. 악마쪽에서 쏘는것이었다. 천사들은 커다란 방어벽을 사용해 화살을 튕겨냈다.
"이거 꼭 인간들의 싸움같아요."
미샤는 고타로우와 함께했던 시절 중학교에서 역사시간에 배웠던 사실을 떠올리며 말했다.
"인간들은... 전쟁할때 저런 말들을 하거든요."
"...그렇군."
미샤는 간단한 불꽃 공격으로 악마 여럿을 공격했다. 저편에서 아켄젤들이 싸우고 있었다.
"힘내세요, 아켄젤즈 여러분!"
미샤가 외쳤다. 그러자 아켄젤즈들은 황홀한 미소를 지었다.
"미샤씨..아름답다..."
그러자 대장이 아켄젤즈들의 머리를 한대씩 쳐주었다.
"딴짓 하지 말고 공격이나 하란말이야."
"..네..."
악마 하나가 미샤 뒤로 날아왔다. 미샤는 재빨리 뒤로 돌아서 그 악마를 쳐냈다.
"...휴..."
미샤는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그리고 라이트닝 애로우로 악마 여럿을 쏘아버렸다.
"악마들이 끝도 없이 몰려오네..."
미샤는 손을 꼭 쥐었다. 한꺼번에 몰려오는 악마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조용히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았다. 사방에서 악마들이 쉬지않고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저 악마들을 일단 몽땅 처리하고 시간을 만들어야 겠어."
순간 옛날에 카샤가 미샤에게 가르쳐 준 전체공격을 생각해 냈다. 미샤의 힘이 그 마법을 할 정도로 충분한지는 잘 몰랐다. 여튼, 해 볼만한 시도였다.
캐스팅에 들어간 미샤의 발 밑에서 마법진이 생겨나고 있었다. 미샤는 눈을 감고 주문을 외웠다.
"메테오."
캐스팅은 금방 끝났다. 미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불덩어리들이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천사들은 재빨리 작은 방어벽으로 불덩어리를 피했다. 그리고 악마들에게 불덩어리가 꽂히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
"언제 들어도 엽기네... 고타로우는 이런 비명을 지르지 않는데 말이야."
미샤는 느긋하게 그 장면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순간 두가지 고민은 해결된 것이었다. 한꺼번에 몰려오는 악마들을 처리할 수도 있게 되었고 시간을 만들 수도 있었다. 미샤는 카샤에게 조용히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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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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